칼럼 ⋅ 자문

혼전계약서, 어디까지 유효한가
윤지상 대표변호사 | 법률신문·이혼상속 처방전 | 2026년 9월 12일
칼럼 전문: 법률신문에서 원문 확인하기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존재입니다.
법무법인 존재의 윤지상 대표변호사는 법률신문 「이혼상속 처방전」 제4편에서 혼전계약서와 부부재산계약의 효력 범위를 분석했습니다.
본 게시물은 법률신문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칼럼의 주요 내용을 축약한 글입니다. 전문은 위 원문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혼전계약서가 재산분할을 결정할 수 있을까
재혼 가정과 자산가의 혼인, 창업자·가족기업 경영자의 혼인, 국제혼인이 늘면서 혼전계약서에 관한 상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혼전계약서를 작성하는 당사자들은 혼인 전 보유재산이나 부모에게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향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이혼할 경우의 재산분할 비율을 계약서에 미리 정해 둘 수 있는지도 주요 질문입니다.
윤지상 대표변호사는 칼럼에서 혼전계약서가 재판상 이혼의 재산분할 결과를 그대로 결정하는 문서는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재판상 이혼으로 가는 경우 이 문서는 재산분할의 참고자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혼전계약서에 재산분할 비율을 기재하더라도 법원이 그 비율에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계약 체결 과정과 실제 재산관리 방식은 법원이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검토하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부재산계약은 혼인 전에 체결해야 한다
민법 제829조는 부부가 혼인성립 전에 재산관계를 약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부부재산계약 또는 부부재산약정이라고 합니다.
윤지상 대표변호사의 칼럼에 따르면 현행 제도에서 확인할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민법 제829조에 따른 부부재산계약은 혼인성립 전에 체결해야 합니다. 혼인신고 후 작성한 문서는 제829조의 부부재산계약이 아니라 일반 계약으로서 효력을 별도로 검토하게 됩니다.
둘째, 등기는 계약 자체의 효력요건이 아니라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입니다. 부부 사이에서는 등기하지 않은 약정도 효력이 있을 수 있지만, 배우자의 승계인이나 채권자 등에게 약정 내용을 주장하려면 혼인성립 전까지 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셋째, 제829조가 예정한 약정 대상은 재산에 관한 사항입니다. 각자 소유할 재산, 부동산 지분, 사업체 지분의 관리권과 같은 내용이 해당합니다. 가사분담이나 출산, 자녀 양육 등 신분적·인격적 사항은 별도의 효력 검토가 필요합니다.
재산분할 포기 조항이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 이유
대법원은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약정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할 때 발생합니다. 혼인 중 작성한 문서에 “이혼하면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더라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권리를 미리 포기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6년 1월 25일 자 2015스451 결정도 부부가 공동재산의 범위와 액수, 각자의 기여도와 분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협의한 사정이 없다면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협의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에 합의했지만 실제로는 재판상 이혼이 이뤄진 경우에도 합의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0년 10월 24일 선고 99다33458 판결 등은 협의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 협의의 법적 성질과 효력 범위를 구분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혼전계약서에 “이혼 시 재산분할 비율을 3 대 7로 한다”거나 “상대방은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어도 그 내용만으로 재판부의 판단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유효한 조항과 효력이 제한되는 조항
혼전계약서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항의 내용에 따라 효력 범위가 달라집니다.
재산의 소유와 관리에 관한 조항은 민법 제829조가 예정한 영역입니다. 혼인 전 보유재산을 각자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내용, 혼인 중 취득할 부동산의 지분 비율, 사업체 지분의 관리권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혼 시 재산분할청구권을 배제하거나 비율을 확정하는 조항은 법원을 직접 구속하지 못합니다. 다만 계약에 따라 혼인 중 재산이 실제로 관리됐고 부부의 자금도 그 약정에 맞춰 구분됐다면, 법원이 특유재산 여부와 기여도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나 장래 부양료를 전부 포기하도록 하는 조항도 권리가 발생하기 전의 사전포기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사분담, 출산과 자녀에 관한 약속, 부정행위 시 제재와 같은 조항은 민법 제829조의 재산약정과 구분해야 합니다. 일방의 인격적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조항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가 발생하면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정한 조항은 위자료를 미리 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약정 금액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하면 민법 제398조에 따라 감액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계약 체결 과정까지 확인하는 이유
같은 내용의 혼전계약서라도 작성 과정과 혼인 이후의 상황에 따라 법원이 부여하는 비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서로의 재산을 공개했는지, 충분한 검토 기간이 있었는지, 각자가 독립된 법률 자문을 받았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계약 내용이 어느 한쪽에 현저히 불리한지도 검토 대상입니다. 계약 당시에는 공정했더라도 장기간의 혼인, 자녀 출산, 한쪽 배우자의 경력 단절이나 건강 악화가 발생했다면 계약 체결 후의 사정도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윤지상 대표변호사는 혼전계약서의 효력을 판단할 때 계약서 문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체결 절차와 내용의 공정성, 혼인 이후의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혼전계약서에 담을 수 있는 내용
현행법 아래에서 혼전계약서를 작성한다면 이혼 시 분할비율을 확정하는 내용보다 재산의 귀속과 관리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편이 제도의 취지에 가깝습니다.
혼인 전 재산과 그 재산에서 발생한 수익, 기존 재산을 처분해 취득한 대체재산의 귀속을 정할 수 있습니다. 혼인 중 취득할 부동산의 명의와 지분, 사업체 지분의 관리권도 약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각자의 재산목록을 첨부하고,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확인했다는 내용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각각 법률 자문을 받은 사실과 자유로운 의사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과정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제3자에 대한 효력까지 고려한다면 혼인신고 전에 부부재산약정 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계약 이후 혼인기간이나 자녀 출산 등 일정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내용을 재검토하는 절차를 정하는 방안도 칼럼에서 제시됐습니다.
혼전계약 제도에 대한 제언
윤지상 대표변호사는 혼전계약서에 대한 현실의 수요와 현행 부부재산계약 제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현행 민법 제829조는 재산의 귀속과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 당사자들은 이혼 시 재산분할의 대상과 방법을 미리 정하는 데 관심을 둡니다.
칼럼은 재산 공개와 공정증서 작성, 각 당사자의 독립된 법률 자문과 같은 절차적 요건을 갖춘 경우 재산분할 약정을 일정 범위에서 인정하는 입법 방안을 제안합니다. 이혼 시 약정 내용이 현저히 불공정해진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윤지상 대표변호사는 칼럼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합니다.
“이제는 ‘인정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논의할 때다.”
「이혼상속 처방전」은 법률신문에 월 2회 연재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존재의 윤지상·노종언 대표변호사가 이혼·상속 분야의 쟁점을 실무 경험에 기반해 교대로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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