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사
1. 의뢰인의 위기
2023년 서울 시내 도로에서 경미한 접촉사고를 처리하기 위해 비상등을 켜고 차량 밖에 서 있던 피해자가, 뒤따라오던 화물차에 충격당하여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피해자는 늦은 밤까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으며, 만 6세와 만 3세의 어린 자녀, 그리고 배우자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사건이 일반적인 교통사고 치사 사건과 결정적으로 달랐던 점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 가해자는 자동차운전면허를 받지 않은 상태로 인천에서 서울까지 약 50km 구간을 무면허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둘째, 가해자는 사고 직후 수사기관에서 무면허 사실의 발각을 우려하여 친형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사칭하고, 진술서와 각종 서류에 친형 명의로 서명을 위조하여 행사했습니다. 이로써 가해자에게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치상),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사서명위조, 위조사서명행사 등 총 7개의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2. 핵심 쟁점
이 사건에서 다투어야 할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가해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공소 제기가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교특법 특례에 따르면 종합보험 가입 차량의 사고는 원칙적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나, 무면허운전은 12대 중과실 사유에 해당하여 예외적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법리를 수사기관에 정확히 소명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둘째, 가해자의 사고 후 태도(신분 사칭, 문서 위조)가 양형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해야 했습니다. 셋째, 피해자 유족의 처벌 의사와 피해의 실질적 규모를 재판부에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실형 선고를 이끌어내야 했습니다.
3. 존재의 전략
윤지상 대표변호사와 김덕환 변호사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피해자 유족 대리인으로 선임되어,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까지 약 2년에 걸쳐 전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첫째, 수사 단계에서 조기 개입했습니다. 사고 발생 후 2주 이내에 관할 경찰서에 피해자 대리인 선임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사 진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가해자의 범죄 사실이 빠짐없이 수사에 반영되도록 했습니다.
둘째, 검찰과 경찰에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여 관련 정보의 공개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건 기록을 확인하고 재판 대응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셋째, 1심 재판부에 참고자료 제출서와 피해자 배우자의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피해자가 만 6세, 만 3세의 어린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는 점, 가해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반성의 의사 표시도 없었다는 점, 유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이나 위로조차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기술했습니다. 법원의 양형 기준상 '피해자 측의 처벌 의사'는 불리한 양형 요소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한 시점에 제출하는 것이 실형 선고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4. 결과와 회복
1심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가해자의 사용자인 법인에 벌금 300만 원을 각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무면허로 가해차량을 운전하던 중 전방주시를 게을리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 수사기관에서 친형 행세를 하며 진술서와 서명을 위조·행사한 죄질이 무거운 점, 피해자들과 합의되지 않은 점,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명시했습니다.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 내라고 판단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고, 가해자에 대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담당 변호사: 윤지상 대표변호사 · 김덕환 변호사
본 사례는 비밀보호유지를 위해 사건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비식별 처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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